LG 15년간 비인기 스포츠 후원, 왜 오래 가는지 이해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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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15년간 비인기 스포츠 후원, 왜 오래 가는지 이해하는 방법

얼마 전 동계 스포츠 소식을 보다가 조금 의외였던 장면이 있었습니다. 대기업 후원이라고 하면 보통 프로야구, 축구, 골프처럼 화면에 자주 나오는 종목이 먼저 떠오르잖아요. 그런데 LG는 스켈레톤과 아이스하키 같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종목을 오래 밀어주고 있었습니다. 특히 스켈레톤은 2015년부터, 아이스하키는 2016년부터 후원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국가대표팀 후원 계약을 2030년까지 연장했습니다. 스켈레톤 기준으로 보면 거의 15년간 이어지는 흐름인 셈입니다.

LG 15년간 비인기 스포츠 후원이 눈에 띄는 이유

스포츠 후원은 보통 노출 효과를 따집니다. 경기 중계가 많고 팬덤이 크면 기업 로고가 자주 보이고, 그만큼 광고 효과도 계산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스켈레톤과 아이스하키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국내에서는 선수층이 두껍지 않고, 대회가 열려도 야구나 축구처럼 매일 화제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장기 후원의 의미가 커집니다. 인기 종목은 후원사가 바뀌어도 시장 자체가 굴러갈 가능성이 높지만, 비인기 종목은 안정적인 후원이 선수 생활의 지속 여부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비, 훈련장, 해외 전지훈련, 국제대회 참가비가 모두 부담으로 쌓이기 때문입니다.

LG 발표에 따르면 스켈레톤은 후원 시작 전인 2014년과 비교해 등록 선수 수가 2배 이상 늘었습니다. 또 국가대표팀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 주요 국제 무대에서 130여 개의 메달을 따냈습니다. 단순히 로고를 붙인 수준이 아니라, 선수들이 계속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쪽에 가깝습니다.

스켈레톤 후원은 장비와 환경에서 차이가 납니다

스켈레톤은 얼음 트랙을 머리부터 내려가는 종목입니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몇십 초 만에 끝나는 경기처럼 보이지만, 선수에게는 장비와 스타트 훈련, 트랙 적응이 성적을 크게 가릅니다. 썰매 장비 가격도 만만치 않고, 국제 대회가 열리는 트랙을 경험하려면 해외 훈련이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이런 종목은 선수가 재능만으로 버티기 어렵습니다.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비용이 반복해서 들어가고, 성적이 나오기 전까지 버틸 시간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장기 후원은 단기 이벤트보다 훨씬 실질적입니다. 1년 후원으로는 선수를 발굴할 수는 있어도 성장 궤도까지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LG는 2030년까지 후원을 연장하면서 스켈레톤 유망주 육성 프로그램인 'LG 퓨처 슬라이드'도 새로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유망주 발굴, 강습회, 스타트 대회 같은 방식으로 예비 국가대표가 단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돕는 구조입니다. 이름만 근사한 캠페인이 아니라 선수층을 넓히는 장치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아이스하키는 선수층 확대가 큰 변화입니다

아이스하키도 국내에서는 쉬운 종목이 아닙니다. 링크장이 많지 않고, 장비 비용도 큽니다. 특히 골리는 장비가 더 복잡하고 훈련 방식도 달라서 전문 코칭의 필요성이 큽니다. 어린 선수가 시작하기엔 진입 장벽이 높은 편입니다.

LG가 아이스하키를 2016년부터 지원해온 뒤 대표팀 구조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2014년에는 남녀 성인팀과 남자 20세 이하, 18세 이하 대표팀까지 4개 팀이 중심이었는데, 현재는 여자 18세 이하와 남녀 16세 이하 대표팀까지 포함해 총 7개 대표팀으로 확대됐다고 알려졌습니다. 선수층이 넓어졌다는 건 당장 메달 하나보다 더 오래 남는 변화입니다.

2024년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는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종목 사상 첫 은메달을 따냈습니다. 이런 성과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기기 어렵습니다. 어린 선수들이 계속 운동할 이유와 기회를 얻고, 지도자와 협회, 후원사가 함께 시간을 쌓아야 가능한 일입니다.

새로 마련된 'LG 하키 드림즈'는 골리 캠프, 유망주 장학금, 2028년 동계청소년올림픽 대표 선발을 위한 트라이아웃 캠프 등으로 운영됩니다. 특히 골리 캠프처럼 포지션을 세분화한 지원은 현장에 꽤 직접적으로 닿는 방식입니다.

기업 후원을 볼 때 체크하면 좋은 기준

기업의 스포츠 후원을 볼 때는 금액만 보면 놓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광고판에 이름을 올리는 후원인지, 선수와 종목의 구조를 바꾸는 후원인지가 다릅니다. LG 사례는 기간, 대상, 육성 방식 세 가지를 함께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 기간: 1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2030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지원입니다.
  • 대상: 이미 유명한 스타만이 아니라 국가대표팀과 유망주까지 포함합니다.
  • 방식: 장비, 훈련 환경, 캠프, 장학금, 대회 경험처럼 실제 성장 과정에 필요한 부분을 건드립니다.

물론 기업 후원에는 브랜드 이미지라는 목적도 있습니다. 솔직히 기업이 아무런 기대 없이 돈을 쓰지는 않습니다. 다만 좋은 후원은 기업 이미지와 종목 성장의 방향이 같이 맞아떨어질 때 힘이 납니다. 소비자는 기업 이름을 좋게 기억하고, 선수는 더 나은 환경에서 훈련하고, 종목은 다음 세대를 키울 기반을 얻습니다.

비인기 종목 후원이 오래가야 하는 까닭

비인기 스포츠라는 말은 사실 조금 씁쓸합니다. 선수들이 덜 노력해서 비인기인 게 아니라, 노출 기회와 기반이 적어서 대중이 접할 일이 적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한 번이라도 스켈레톤 스타트 장면이나 아이스하키 골리의 움직임을 제대로 보면, 왜 이 종목들이 매력적인지 금방 느껴집니다.

LG 15년간 비인기 스포츠 후원이라는 키워드가 의미 있는 건 숫자 때문만은 아닙니다. 긴 시간은 선수에게 계획을 세울 여유를 줍니다. 지도자는 유망주를 기다릴 수 있고, 협회는 단기 성과에만 매달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팬들도 올림픽 때만 반짝 보는 종목이 아니라, 성장 과정을 따라갈 이유가 생깁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후원이 더 자주 이야기됐으면 합니다. 화려한 인기 종목 뒤에도 스포츠의 넓은 세계가 있고, 그 세계를 지탱하는 꾸준한 지원이 있어야 다음 장면이 만들어집니다. 2030년까지 이어지는 이 흐름이 선수들에게는 든든한 바닥이 되고, 보는 사람들에게는 낯선 종목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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