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관련주 고를 때 먼저 확인하는 방법

얼마 전 바이오관련주가 하루 사이 크게 움직이는 걸 보고, 같은 바이오 기업인데도 주가가 움직이는 이유는 제각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회사는 임상 결과가 중요하고, 어떤 회사는 공장 가동률과 수주가 더 중요하더라고요. 이름에 ‘바이오’가 들어간다는 이유만으로 묶어서 보면 놓치는 게 많습니다.
먼저 무엇으로 돈을 버는 회사인지 보기
바이오관련주는 생각보다 범위가 넓어요.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 다른 회사의 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는 기업, 진단 제품이나 의료기기를 만드는 기업까지 함께 거론됩니다. 하지만 확인할 숫자는 서로 다릅니다.
신약 개발사는 아직 매출이 작더라도 후보물질의 임상 진행 상황이 중요할 수 있어요. 반면 위탁생산 기업은 수주 잔고와 생산시설 가동률, 이미 제품을 파는 기업은 판매량과 이익률을 먼저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예를 들어 두 회사의 시가총액이 같아도 한 곳은 판매 중인 제품에서 매년 매출이 나오고, 다른 곳은 임상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면 위험의 성격이 다르죠.
회사 소개 자료에서 눈에 띄는 기술 이름을 발견했다면, 사업보고서의 ‘사업의 내용’으로 넘어가 보세요. 실제 매출이 어느 사업에서 나오는지, 개발 중인 제품과 판매 중인 제품이 어떻게 구분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기업공시 길라잡이도 제약·바이오 기업의 사업보고서 기재 사항을 따로 안내하고 있어요.
임상 뉴스는 제목보다 내용을 읽기
“임상 진입”이라는 말만으로 성공 가능성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임상 1상은 주로 안전성과 용량을 살피고, 이후 단계에서는 효과와 안전성을 더 많은 대상자에게 확인합니다. ClinicalTrials.gov에서는 연구 단계뿐 아니라 모집 상태, 대상 환자, 주요 평가 항목, 예상 완료 시점도 볼 수 있어요.
특히 결과 발표 기사라면 무엇을 성공으로 정해 두었는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여러 수치 가운데 일부만 좋아진 것인지, 처음부터 중요하게 보기로 한 평가 항목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온 것인지는 다르니까요. 대상 환자가 몇 명이었는지, 비교군이 있었는지, 부작용은 어땠는지도 함께 읽어야 그림이 선명해집니다.
기술이전 소식도 금액 한 줄로 끝내면 아쉬워요. 발표된 계약 규모에 계약금과 개발 단계별 성과금, 판매에 따른 대가가 함께 들어갈 수 있습니다. 가령 계약 규모가 1조 원이라고 해도 그 돈이 즉시 전부 들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공시에서 실제 받는 계약금, 남은 조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사유를 확인하면 기대와 현재 실적을 구분하기 쉬워집니다.
연구개발비를 감당할 현금이 있는지 계산하기
바이오 기업은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비용이 먼저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손익계산서의 적자 규모만 보기보다 현금흐름표와 보유 현금을 같이 봐야 해요. 단순한 예로 현금성 자산이 800억 원이고 한 해 영업활동에서 200억 원의 현금이 빠져나갔다면, 현재 속도만 놓고는 약 4년치입니다. 물론 임상 규모가 커지거나 새 계약이 생기면 이 계산은 금방 달라집니다.
최근 2~3년 동안 현금 유출이 커지는지, 빚의 만기는 언제인지도 확인해 보세요. 현금이 부족하면 증자나 전환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마련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반복해서 들어오는 제품 매출이 있다면 연구비 부담을 덜 수 있겠죠. 숫자 하나보다 현금이 들어오고 나가는 흐름이 중요합니다.
매수 전에는 기대와 가격을 따로 생각하기
좋은 기술을 가진 회사가 언제나 좋은 매수 대상인 건 아닙니다. 이미 큰 성공을 예상한 가격이라면 작은 일정 지연에도 주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어요. 비슷한 사업을 하는 회사와 시가총액, 매출, 개발 단계를 나란히 놓고 보면 내가 무엇에 값을 지불하는지 조금 더 분명해집니다.
관심 기업을 적어 두고 세 가지만 확인해도 출발점이 생깁니다.
- 현재 돈을 버는 제품이나 사업이 있는가?
- 다음 임상 결과나 허가 일정에서 확인해야 할 내용은 무엇인가?
- 그때까지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여력이 있는가?
그다음에는 한국거래소 공시와 금융감독원 공시에서 새 소식이 나올 때마다 처음 생각과 달라진 점을 확인하면 됩니다. 바이오관련주는 기대가 빠르게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흥미로운 이야기 하나보다 사업의 현재 위치와 자금 사정을 함께 보는 습관이 오래 남는다고 생각해요.
